밥국 밥국 밥국 / 밥국 한 그릇을 못 먹어서 배고파 죽은
며느리의 혼이 새가 되었다는 뻐꾸기가 운다.
옛날 그 보릿고개에서 새벽부터 운다.

휑하게 하늘이 보이는 밥국 한 사발 앞에 놓고
“이걸 내가 먹을까?
제비새끼같이 입 짝짝 벌리는 자식들 먹여야지”
하고 눈물 말아 냉수 한 사발 마시고
“나는 배가 고파서 저녁 먼저 먹었다” 하신 우리 엄마

도부 가셨다가 돌아오는 어두운 밤 뒷골 못둑에서
굶주린 늑대 한 마리 빙글빙글 맴돌며 노리는데
무거운 보릿자루 머리에 이고서도
날랜 장수가 칼을 뽑듯 오른 손을 쫘악 내밀며
발을 탕탕 구르며 / “이 놈아 내가 8남매의 엄마다. 
네깟 놈이, 썩 물러가지 못할까” 호령하신 우리 엄마

자식들 다 커서 변변찮아도 직장이라고 다니는데
“그만 큰 병원에 가 보시이소” 하는 의사의 말을 듣고서는
아침에 얘기하면 자식들 종일 맘 무거울까 봐
저녁에 얘기하면 자식들 밤 잠 설칠까 봐
주말에 얘기하면 자식들 하루도 맘 편히 못 쉴까 봐
주초에 얘기하면 자식들 한주간 시작에 걸림이 될까봐서
이래 저래 말 못하고  병을 더욱 키워서 하늘나라로 가신
우리 엄마 / 장한 엄마 / 고생 고생만 하고 가신
돌아가실 때까지 자식 걱정하신 우리 엄마
우리에게 하늘같고 땅과 같은 우리 엄마를 
아시지요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