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겠다고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촛불시위장으로 나온 사람들
평화적인 시위가 폭력시위로 변하는 데도
여전히 아기를 태우고 나온 더 많은 용감한 사람들
그 용감한 사람들이 지금 우리를 슬프게 한다.

시위대와 대치했던 경찰이 / “여기 유모차에 탄 아기가 있다. 
중지. 전진중지. 발사중지.” 하고 외쳤다면 
그래서 시위도 중지되고 어린아이에게 모두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돌아갔다면 얼마나 멋있었을까? 
아기가 있어도 시위저지 작전을 계속한 
그 용감한 경찰이 지금 우리를 슬프게 한다.

시위대의 함성이 하늘을 울리고 / 시위대의 인파가 도심을 메우고
시위대의 외침에 군사정권의 권좌가 뒤흔들린
홍역처럼 뜨겁게 알았던 그 일이 언제인데
아직도 이런 열병을 앓아야 하는 현실이 
지금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 많은 사람들의 그 많은 시간을  
그 많은 사람들의 그 많은 열정을 
그 많은 사람들의 그 많은 의지를 
국가 경쟁력을 위해 국제시장에 쏟아야 할 터인데
유가급등 곡물가 급등의 위기가 나라의 기둥을 흔드는데도 
언제까지인지 기약도 없이  
국내의 거리에 쏟아 부어 나가는 이 현실이
지금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런 슬픈 일들을 오늘도 계속되게 한 
부주의한 지도력이 지금 우리를 슬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