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도 짙고  햇빛은 빛나는 6월의 하늘 아래에 / 지금은 국립묘지에 말없이 누워 있는 님들은 / 그 땐 일어나 있었습니다

휴전선을 넘은 적군이 홍수처럼 밀려오고 / 총탄이 비오듯 쏟아지고 포탄이 바위를 쪼개고 산천을 뒤흔들 때 / 님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일어났습니다

훈련도 무기도 부족해서 / 낡은 소총하나 손에 잡고 수류탄 한 알 손에 들고 / 님들은 산같은 적의 탱크로 달려들었습니다 / 가슴에 넘치는 민족사랑과 조국사랑의 용기로 / 님들은 이토록 장하셨습니다

적의 총탄에 심장이 뚤리고 적의 포탄에 손발이 떨어지고 / 적의 탱크가 전신을 짓눌러도 / 님들은 다시 일어났습니다 / 님들은 죽어도 죽을 수 없어 / 부릎뜬 눈으로 하늘에서 적을 노려보고 / 쏟은 피로 땅 아래서 부르짖어 / 하나님이 응답하셨습니다 / 유엔군이 참전하고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되고 / 9.28 수복도 이루어졌습니다 / 님들은 기어이 이 나라 이 민족을 지켜내었습니다

반세기도 더 지난 지금 6월의 빛나는 하늘 아래서 / 우리 모두 / 님들의 피를 보게 하소서 / 님들의 부릅뜬 눈을 보게 하소서 / 그 날 님들의 외침을 듣게 하소서 / 그리하여 우리도 님들같은 조국애와 민족애로 / 이 나라  이 민족을  영광스럽게 지키고 세워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