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니 지금 어데 사노?” 하고 물으면
     나는 “안동 풍산에 사니더” 한다.
     풍산은 서울 강남같은 부자 마을이 아니다.
     그저 마애 솔숲 앞을 흐르는 낙동강이 맑고
     수박 달고 무 배추 맛 좋은 곳 
     큰 부자는 본래부터 없고
     꿈에도 벼락부자도 못되고 
     땀 흘리며 부지런히 일하면
     수박 맛 즐기며 배추김치 쭉쭉 찢어 밥은 먹고 사는 동리다.

     어느 날 어느 순간에 깨달았다. 나는 세월 속에 살고 있음을
     땀 흘려야 밥 먹고 사는 풍산사람이 아닌 
     앉아서 부자 된 강남사람도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를 이고 사는 산 사람들도
     모두 세월 속에 산다. 
    부해도 가난해도 세월 속에 산다.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고
    묵은해를 보내고 새 해를 대망하며 
     강물처럼 구름처럼 흘러가는 세월 속에 산다.
     울며 소리쳐도 붙잡고 따져도 빌고 또 빌어도
     젊음도 가고 꿈도 가는 
     사랑하며 가꾸던 것 다 놓고 가야하는 세월 속에 산다.  
     
     땀 흘려도 부자는 못되는 풍산에 살아도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속에 살아도
     낙심하지 않는다. 좋은 세월 다 어디 가고 늙고 병들었어도
     가는 세월을 한탄하지도 않는다.
     믿음으로 산다. 예수 안에 산다.
     힘도 돈도 빽도 무엇하나 가진 것 없어도
     죄에 대해서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고
     허물은 크고 죄는 많아도 감히 의를 향해, 하나님을 향해 산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하신
     진리이신 예수님과 함께 산다.
     약한 것 같으나 강하고 지신 것 같으나 이기신 
     예수님 안에 산다.
     “너는 내 아들이다. 사랑하는 내 아들이다.”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의 자녀로 산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산다.

     어디 한번 물어보자.
     너는 지금 어디서 사는가?  
     너는 지금 무엇하며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