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풍산은
언제나 그대로 있습니다
예안과 임동은 댐에 수몰되었으나
다행하게 풍산은 낙동강가에 그대로 있습니다

봄에는 수박농사
가을에는 무 배추 농사
장터가 조금은 변했지만 그 자리에 있습니다
이 산 저 산에
조상들의 산소도 그대로 있습니다
풍산교회도 고창골에서 나온 시장 안에 그대로 있습니다

한가지 변한 것
젊은이들이 보석같이 귀합니다
“통장비밀번호를 누르세요” 하는 직원에게
“내 꺼 알잖나. 전번에도 해줬잖나” 하는
어른들로 가득합니다
풍동, 만운, 신양초등학교를 통합한 풍산초등학교 학생들이
유치원까지 합해서 230여명

이런 고향을 뒤에 두고
안스러운 마음으로 삶의 터전을 향해 되돌아 갈 사람들
그러나 인생은 고향 떠나 공단으로 도시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고향을 너머 본향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내 생명이 온 하늘나라 본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큰 차를 타도 작은 차를 타도 힘들게 걸어가도
줄을 지어 꼬리를 물고 모두가 똑같이
고향의 산바람 강바람에 꿈을 띄우며
영원한 생명의 본향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2007년 추석에  장 세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