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이라는 아이의 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아내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다니며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그 아이는 이런 아버지가 밉고 맞으며 사는 어머니는 보기가 싫어서 
공부보다 먼저 돈을 벌겠다고 중3이 되었을 때 자퇴하고 
어머니의 눈물도 목사의 권고도 뒤로하고 집을 나갔습니다.


그랬다가 세상이 만만치 않고 돈벌기도 힘든 줄 알았던지 집으로 돌아와서 복학을 했습니다.
그랬으나 겨우 중학을 졸업하고는 막노동판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아이 엄마가 울고 있었습니다.
남편 때문이 아니고 아이 때문이라 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울며 엄마의 마음을 붙잡아 주던 그 아이가 아빠를 그토록 미워하던 그 아이가 힘겨운 세상 탓인지 부전자전 아비의 성품을 타고난 탓인지 술을 먹고 와서 엄마에세 아비같이 폭언을 하는데 어쩌다 한번 실수로서가 아니라 반복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더 모진 매를 맞으면서도 그 아이를 붙잡고 버티어 온 그 아이의 엄마는 이제는 더 이상 살아갈 힘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따금 석이라는 그 아이가 생각나면 두렵습니다.
행여 나도 남을 욕하며 그 그릇됨을 닮아 가지 않는가 두려워하며 자신을 살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