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기다립니다
서서 기다립니다
손을 들고 기다립니다.
멀리 산 너머를 내다보며
높이 하늘을 쳐다보며 기다립니다.

기인 밤에는 
밝아오는 새벽 희망의 아침을 기다립니다.
뜨겁고 소란한 한 낮엔
시원하고 고요한 저녁을 기다립니다.
밝은 달빛과 고은 별빛을 기다립니다.

목마르면 시원한 비를 기다립니다.
춤을 추고파서 바랍을 기다립니다.
노래하고파서 새싹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사람을 기다립니다.
자기를 보아줄
자기 그늘에 앉아 쉬어 갈 
자기를 사랑해 줄 사람을 기다립니다.
베어지고 잘리고 깍이고 다듬어 지기를 
활활 불꽃으로 타오르기를 기다립니다.

오늘도, 나무는 기다립니다.
처음 심기어진 그 자리에서 거부도 않고 낙심도 않고
여전히 손을 들고 기다립니다.
자신을 가꾸며 기다립니다.
고요히 때론 간절히 기도하며
하나님이 허락하신 때를 기다립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삶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