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살려야 한다

  해마다 대학 입학 정원이 줄어들더니 올 해 입시에서는 드디어 안동대학교까지 추가모집을 했습니다.
지금, 농촌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고 안동시의 경우만 하더라도 매년 1천명 이상의 인구가 줄어듭니다. 마땅한 산업기반이 없는 지역으로서는 줄어드는 인구가 큰 부담입니다. 때문에, 각 지자체마다 아이 한 명 낳는 데 몇 백 만원씩을 지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구감소의 통계 밖에서 지역 경제를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대학의 미달사태입니다.
  안동시의 경우, 올해만 어림잡아 1천명 이상의 대학생이 줄어들었고, 불과 5~6년 전과 비교하면 수 천명의 학생이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무분별하게 늘어난 대학의 입학정원이 급기야는 고등학교 졸업 정원을 크게 넘어 서버린 것입니다.
  이것이 전국적인 문제라고 해서 그냥 손놓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우리지역은 명색이 교육도시입니다. 경제 구조에 있어서도 학생 의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대학 인근은 물론이고, 안동 문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활황이었던 학생관련 업종이 속속 문을 닫고 그나마 남아 있는 업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경상북도에서는 도립 대학을 만들어놓고 도지사의 치적이라고 연일 자랑을 합니다. '등록금이 싼 대학'이라고 아무리 호객을 해도 결국은 미달이 되었습니다. 한 치 앞을 못 내다보고 대학난립과 경영난에 도 정부 스스로가 단단히 한몫을 한 것입니다. 
  대학의 존립문제는 이제 대학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지역이 농업과 대학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1차적으로 대학의 어려움은 대학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설계는 없이 당장 모집이 잘 되는 학과를 경쟁적으로 신설하면서 경쟁력을 떨어트렸던 대학 당국에 그 책임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학의 존립문제 또한, 대학 당국의 뼈를 깎는 노력과 새로운 마인드에 달려 있습니다.  당장의 머릿수를 채우기 위해서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겠다는 아이디어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전국적인 경쟁력을 갖는 학과를 고민하고, 새로운 사회적 의제에 부합하는 전략과 변화의 수용만이 대학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이 명실상부한 우리 지역의 자산으로서 그 가치를 갖고 제 몫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노력도 더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동안 학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서 돈을 번 지역 상인들이 '학생들아 고맙다'하고 장학금을 내놓는 일, 동창회가 체육대회만 할 것이 아니라 후배들을 취업도 시켜주고, 도와주기도 하는 일, 지방자치단체가 대학을 찾아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대학이 발전할 수 있나요?'라고 먼저 물어보는 일, 
  농민들이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지역의 모든 구성원들이 대학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풀어가는 협동과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