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지향하는 평통이 되길

지역 “민주평통 자문위원회”가 새로 구성되었습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회는 헌법기관으로 대통령을 당연직 의장으로 국가의 민주화와 통일에 자문을 하는 전국적인 조직입니다.
그동안 이 위원회는 막대한 국가예산을 지원받으면서 선거철마다 여당의 선거조직으로, 지역에서는 보수 기득권 세력의 결속을 다지는 모임으로 변질되어 운영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얼마전에는 우리 지역에서도 연간 6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평통 중앙회와 시정부로부터 지원받아 호화 해외여행을 다녀 온 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사업이래야 1년에 한 번 전국단위의 대회와 도단위 대회가 전부고, 나머지는 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 궁리하다가 위원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것으로 결산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조직이었던 것입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회가 이렇게 운영되는 데는 우선 구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시의회 의원들이 당연직 위원으로 되어 있고 시장이 상당수 위원을 추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격세지감이랄까요.
이 단체가 최근에는 위원 추천위원회를 만들고 민간단체에 위원 추천권을 주는 등 개혁적인 노력이 진행되어 이번 위원 구성에는 상당수 시민단체 사람들과 젊은 사람들이 포함되었습니다.
남북 정상이 만나 회담을 하고 ‘남의 연합제 통일방안과 북의 연방제 안이 서로 다르지 않다고 확인하고 우리끼리의 통일을 추진해나가자고 합의한 6.15남북공동성명이 오는 15일이면 5주년을 맞습니다.
단일민족이라는 명분으로나, 세계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한반도가 성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나, 지금 통일문제는 우리나라의 당면한 현안으로 부상해 있습니다. 분단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위해 목숨을 잃었고, 우리는 분단국이라는 이유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 왔습니다.
이제 이 과거를 말끔히 청산하고 통일한국으로서 세계 역사에 우뚝 서야할 우리가 통일을 위해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내지는 못할망정, 민주평통 자문위원회와 같은 헌법기구의 모습처럼 부끄러운 조직의 문제를 덮으려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1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지역민들에게 통일에 대해 고민하고 함께 염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위원회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어떤 이념적 변화를 요구하지는 않겠습니다. 진보적 사상을 요구하지도 않겠습니다. 최소한, 통일을 바라고 추동해나가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라면 “통일” 한가지에는 동의하고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통일에 관심을 가지도록 할 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조직이 되기를 바랍니다.
위원들이 몽골에 갈 돈이면 몇 배의 아이들이 휴전선을 넘어 금강산을 다녀올 수 있고, 막대한 예산으로 치러지는 전국대회 한 번 비용이면, 시민 전체가 통일을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 위원이 된 분들에게 통일 못지 않은 큰 희망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