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에서 -10대 동성애의 두 얼굴-을 본 것이. 해질녘 신촌의 거리엔 많은 아이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반'이라 불렀다. 이반은 일반인과 다르다는 뜻으로 동성애자들이 스스로를 칭하는 것이라 했다.

방송이 나가고 게시판에는"자신들의 단면적인 모습만 부각시켜 보도해 오히려 사회에서 설자리를 잃게 했다"는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그러나 방송국의 제작 의도가 무엇이든 그것에 반발하는 사람들의 논리가 정당하든 아니든 나한테 그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누구든 다른 사람이 사는 방식을 이유 없이 잘못됐다고 할 자격이 없는 것이고, 인정하든 아니든 동성애는 엄연히 존재하고 그것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기 때문이다.

동성애를 사전에서 찾으니 '성대상이상(性對象異常: inversion)이라고도 한다. 이성에 대한 성적 관심은 거의 없거나 매우 희박하며, 때로는 혐오감을 갖는 사람도 있다. 남성의 경우 3∼16%, 여성의 경우 1∼3% 가량이 있다고 한다. 원인으로는 선천설(先天說) ·심인설(心因說) 등이 있으나 정설은 없다. 현상(現象)으로서의 동성애 자체는 여러 근본형태가 있을 수 있으며, 진정한 의미의 동성애는 치료가 매우 어렵지만, 일시적인 것도 있으므로 동성애 경향을 정상인의 성애 경향으로 바로잡는 일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라고 나와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정의가 편파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우리 나라 10대 동성애자는 2만여 명쯤이고, 자신의 동성애 성향 때문에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소년도 있지만 동성애를 일종의 유행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이는 청소년들도 많다고 한다. 아직도 남학생과 여학생들을 다른 공간 속에 가두어 놓고 '그래도 이렇게 하는 것이 문제를 덜 만들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야' 자조하고 있는 사이 아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늘 함께 있는 동성 친구를 사랑한다고 믿게 된 경우도 있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기를 원한다. 그렇게 해서 스스로가 일반이든 이반이든 그것은 개인의 삶의 방식일 뿐이다. 누구도 그들을 손가락질해서는 안되고, 잘 잘못을 판단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다수와 다른 것들을 싫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장애아가 그렇고, 동성애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주의가 다수결의 원칙에서 다수의 의견만을 채택해온 데서 비롯된 당연한 결과물일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내가 일반적'이라고 말할 수 없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일반적이란 말로 포장된 편견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지, 그것이 우리들의 삶을 얼마나 편협하게 하는지 알고 있는 까닭이다. 다르다는 것으로 서로를 가르고, 손가락질하고, 상처 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훨씬 빨리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二般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