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곳 안동에서도 개혁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노대통령을 지지했고, 결국 그 사람들의 뜻대로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이 되었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 모두는 "노사모"를 알았다. 그들의 존재를 알았고 그들의 힘을 알았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노사모는 우리 현실에서 몇 가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우선, 많은 국민들이 정치인을 불신하고 정치판을 기피하는 가운데서 용감하게 현실정치인 '노무현을 사랑한다'고 외친 참여정치의 의의가 있겠다. 국민이 뒤에서 비난하고 다른 대안을 찾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감시의 눈을 가진 지지와 후원자가 되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매우 바람직한 것이다.
 다음으로 노사모는 인터넷문화를 온라인 상의 가상세계만으로 치부해버리고자 애썼던 사람들에게 그 힘과 가능성을 알려주었다. 네트워크 환경이 가지는 파워는 엄청난 현실적인 힘으로 나타났으며 젊은 세대의 기호로도 현실참여가 가능하다는 방법적인 모델을 제시해주었다.
 이제 노무현을 사랑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대통령당선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루어냈다. 사실상의 존재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의 존재는 '대통령 노무현'에게는 도움이 안될 수도 있고 오히려 그동안의 전례로 보아 사랑의 배신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노사모는 여전히 남아있다. 노사모가 남아있다는 것은 전국적으로 네트워크화된 그들의 조직과 지향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제 그들도 진로고민을 할 것이다. 그들은 세력화되었을 뿐 현실정치집단은 아니다. 정당을 통해 현실정치에 참여하기에는 많은 한계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경남의 한 지역에서 노사모가 진로고민을 하면서 내놓은 의견이 참교육학부모회 지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노사모의 지향을 시민운동으로 계승하겠다는 것이어서 무척 반갑다.
 그러나 나는 노사모의 조직과 지향을 두고 한가지 욕심이 생긴다.
 정치권 비정치권 할 것 없이 우리 민족의 공통된 과제는 통일이다.
 여러 자생적 조직과 청년회 대학 등에서 통일운동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지만 '민족적 과제'라는 중요성에 비해서 우리 통일운동의 역량은 많이 약화되었다. 그 결과 수구언론과 반개혁 세력의 드센 바람 앞에 가장 심각하게 흔들리는 것 또한 통일운동이다.
 나는 노사모가 통일운동의 중심으로 우뚝 서주기를 기대한다.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통일운동의 구심으로 만들어간다면 우리는 한송이 꽃이 아니라 온 나라를 뒤덮는 꽃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노사모가 왜 노무현을 사랑했는지, 그 궁극적 목적을 쫓아가다 보면 이 길은 선명하게 노사모 앞에 열릴 것이다.
나는 노사모가 민족공동체의 보편적 이익과 가치를 통해 그 활화산같은 생명을 발산해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