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오-필승-코리아

전국을 뒤흔든 함성!
누구를 막론하고 서로 뒤엉켜 우리가 된 사람들의 물결, 물결!!!
무어라 표현해 쓸 수 없는 이 감격을 어찌해야 하나. 텔레비전도 온통 그 승전보를 알리기에 정신이 없다. 새벽 한 시를 훌쩍 넘긴 시간. 거리에선 대-한-민-국을 외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끊없이 이어지고 있다.

나는 월드컵이 얼마나 중요한 행사인지 잘 알지 못한다. 평생 운동경기를 보려고 애써 본적도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기가 있는 시간이면 무심히 일을 하다가도 자꾸만 텔레비전을 보고, 골이 터지면 고함을 지르고 침대가 꺼져라 뜀뛰기를 하고 있는 나를 보아야 했다. 업사이드가 무엇인지 몰라서 혼자 골인의 감격을 맞아야 했고, 테클도 전략의 하나라고 공부를 한 뒤에도 상대 선수들의 행동에만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이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48년만의 승리. 월드컵 16강 진출. 그것이 가지는 역사의 의미를 실감하지 못하지만 그러나 나는 안다. 나를 감격시킨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그것은 '우리'다. 내가 아닌 '우리'.
축구가 열리는 시간만큼은 그 어디에도 이기심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만 잘되면 그만이고, 내 아이만 편하면 상관없었던 그 '나만'의 벽을 넘어 저마다 '우리'의 테두리 속으로 들어와 만들어낸 승리이기에 눈물이 흘렀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민족은 정말 '우리'라는 말을 사랑한다.
우리 집, 우리 딸, 우리 엄마, 우리 가족, 우리 동네, 우리 민족....... 
그것을 내 집, 내 딸, 내 엄마, 내 가족, 내 동네, 내 민족 이렇게 하고 보면 어색하다. 이것이 우리 민족이 가진 정서라고 나는 생각한다.

대가족의 해체와 주거문화의 변화, 서구 문물의 대량 유입으로 잠시 잊었던 '우리'라는 테두리를 확인할 수 있었고, 그것이 가진 무한한 저력을 확실히 보여준 국가대표 축구팀 선수들에게 감출 수 없는 사랑과 감사를 전한다. 이것을 계기로 우리는 서구의 개인주의, 합리주의를 따라 너무 뒤돌아보지 않고 달리기만 한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우리'가 가진 그 아름다운 의미를 되찾기 위한 노력했으면 한다. 그런 의미로 다시 한번 힘차게 외쳐본다.

대-한-민-국!!!
오-필승-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