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종택을 찾아서 19 <풍산김씨 종택> 안동민속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박장영

풍산김씨 종택은 안동시 풍산읍 오미1리 233번지에 있고 선조 때의 학자인 유연당(悠然堂) 김대현 선생이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이 종택의 윗사랑채를 유연당의 조부인 장암 선생의 당호를 따라 유경당(幽敬堂)이라 부르는 것으로 보아 종택의 건립시기가 더 소급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집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통훈대부 사헌부지평을 지낸 학호(鶴湖) 봉조(奉祖) 공이 선조 33년(1600)에 다시 건립하였으며 1982년 12월 1일자로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38호로 지정되었다.

유경당은 풍산김씨 종택의 윗사랑채를 이르는 당호이고 이 집 전체를 가리킬 때는 유연당 종택이라고 한다. 유경당은 조선 중기 문신으로 인종이 승하하자 애통해하며 병으로 인한 피접을 청하고 고향에 돌아와 생활하였다. 이 때 운학(雲鶴)을 벗삼아 소요자적하면서 스스로 잠암(潛巖)이라 하였다.

유연당 선생은 도연명의 아취(雅趣)를 좋아하여 도연명의 시구 중 ‘悠然見南山’에서 의미를 취해 호로 삼았다고 한다. 건물의 구성은 몸채인 ㅁ자집과 그 좌측에 있는 아랫사랑채, 사당, 문간채로 이루어져 있다. ㅁ자집의 안채는 12칸으로 부엌이 2칸, 안방이 3칸, 대청이 5칸, 상방이 2칸이다. 안채의 기단은 1m 높이로 자연석 쌓기를 했고 마루는 우물마루를 깔았으며 천장은 연등천장으로 꾸며 눈썹 반자를 붙였다. 사랑채는 6칸인데 방이 3칸, 누마루가 3칸이다.

아랫사랑채는 자연석 기단을 1m 쌓고 그 위에 자연석 주초를 놓고 각주를 세웠으며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집이다. 대청은 바닥에 우물마루를 깔고 천장은 연등천장으로 꾸미고 눈썹 반자를 달았다. 좌측 4칸 반은 대청이고 우측 1칸 반은 겹방을 만들었다. 대청과 방이 접하는 벽면에는 쌍여닫이띠살문과 여닫이띠살문을 달았고 방의 전면에도 쌍여닫이띠살문을 달았다. 건물의 외벽은 판벽과 흙벽으로 되어있고 대청은 중방과 하방 사이를 판벽으로 처리하여 쌍여닫이널판문을 달았고 방은 흙벽처리 하였다.

사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맞배지붕집으로 전면에 반 칸의 퇴를 만들었다. 전면의 퇴기둥은 원주이고 나머지는 각주이다. 사당내부의 바닥은 우물마루를 깔고, 천장은 연등천장이며 뒷벽과 좌측 벽에 설단을 하여 감실을 올려 두었다. 문간채는 정면 3칸, 측면 1칸의 홑처마 맞배지붕 건물로 중앙에 쌍여닫이널문으로 대문을 달고 그 좌우에 방과 광을 꾸몄다.

유연당 선생은 아들이 8형제가 있었는데 모두 진사에 이르렀고 그 가운데 5형제가 문과에 급제하자 인조 임금이 팔연오계(八蓮五桂)라 하고 마을 이름을 오미동(五美洞)으로 하사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