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종택을 찾아서 22 <양소당> 안동민속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박장영

양소당은 34번 국도를 따라 안동에서 예천 방면으로 가다가 풍산읍에서 하회마을 가는 길로 500m 정도 가면 우측에 있는 소산리에 있다. 이 마을은 나지막한 산을 등지고 200호 가량 되는 안동김씨 동성마을이다. 이 건물은 성종 때 명신 양소당 김영수 공의 종가로서 안동시 풍산읍 소산 1리 218번지에 있다. 김영수 공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과묵하며 몸가짐이 의젓하였다. 또한 굳센 성품에 다양한 재능을 지녀 서사(書辭)에 능했다. 그리고 효행이 남달라 노모를 극진히 봉양하였다. 선생은 평소에 청백하고 맑으며 깨끗함을 기르라는 뜻에서 양소당이라 호를 지었고 이를 당호로도 사용했다.
이 건물은 소산 마을 뒤쪽 야산을 배경으로 남서향하고 있다. 대문채가 없는 대지 중앙에 사랑채, 중문간채, 안채로 구성된 ㅁ자형 몸채가 자리잡고 그 오른쪽 뒤편에 사당이 배치되어 있다. 몸채 좌측과 뒤편에 격담을 쌓아 안채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독립된 외부공간을 마련하였다.
사랑채는 중문 우측에 2칸 사랑방과 ㅁ자형에서 돌출된 2칸통(?) 사랑대청이 나란히 앉아 있고 사랑방 뒤편 우익사에 1/4칸 규모의 수장공간과 2칸 부속방이 딸려 있다. 사랑방과 사랑대청 앞에는 툇마루를 들이고 사랑대청 우측면에서부터 부속방까지는 쪽마루를 설치하여 모든 공간들이 상호 연결되게 하였다. 사랑방 뒤편 수장공간 좌측에 사랑방에서 안채로 출입할 수 있는 은밀한 통로 공간도 마련했다. 중문간 좌측에는 1칸의 외양간이 있고 그 옆으로 반 칸 떨어진 모서리에 하인이 거처하는 모방이 놓여 있다.
겹집으로 구성된 안채의 본채는 가운데 각 2칸씩의 안방과 안대청이 안마당 폭만큼 차지하고 있다. 안방 앞에는 툇마루를 시설하고 뒤에는 네 짝 미서기문을 단 벽장을 두었다. 안대청 우측에는 건너방과 상부를 다락으로 꾸민 고방이 앞뒤로 배열되어 있고 그 앞쪽에 옆뜰로 통하는 중문간이 사랑채 부속방에 접해 있다. 안대청 옆에 다락을 둔 고방이 놓인 형식은 이 지역에서 나타나는 유형이다.
사랑채와 안채는 5량가로 꾸미고 소로로 수장한 홑처마 팔작지붕이다. 사랑대청과 안대청 상부의 종량 위에는 각기 연화를 음각한 파련대공과 제형판대공을 세웠다. 사랑대청 전면에만 다른 기둥보다 높은 원주를 사용하고 안채의 소로를 주두처럼 크게 한 것이 눈에 띈다.
사당은 전면에만 원주를 세우고 5량가로 꾸민 소로수장 홑처마 맞배지붕 집으로 앞쪽 퇴칸에 마루가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