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종택을 찾아서 24 <예안이씨상리종택> 안동민속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박장영

예안이씨상리종택(禮安李氏上里宗宅) 건물은 안동시 풍산읍 상리리 486-1번지에 있고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6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예안이씨 7세손 이훈(李薰, 1489∼1552) 선생이 건축한 종택이다. 선생은 1504년 생원시에 급제하였으나 참혹한 기사사화(己巳士禍)를 보고 벼슬길에 나아갈 뜻을 버리고 낙향하여 1525년에 이 집을 지어 우거(寓居)하였다고 한다.
이 집은 남서향 집으로 ㅁ자형 정침이 있는데 원래 사랑마당 앞에 대문채가 있었다. 규모는 정면 5칸, 측면 7칸이나 전면 좌측에 2칸의 날개를 달아 정면도 7칸이다.
안채 대청은 안채의 좌측에 있고 4칸이며 앞에 상방이 1칸 놓여 있어 안대청은 우측 1칸만 안마당 쪽으로 열려 있다. 안대청 우측에는 통 2칸 안방이 있고 앞에 두리기둥을 세운 툇마루를 두어 안마당 쪽으로 활짝 열려 있다.

사랑채의 전면과 측면의 귀기둥은 방주이지만 평주는 두리기둥을 세웠다. 사랑방 뒤에는 고방이 1칸 있는데 원래는 마루를 칸 서고였으며, 그 뒤에는 안채의 상방과 사이에 통래칸이 있다. 중문간의 좌측에는 마구간과 고방, 전면이 개방된 마루방이 1칸씩 배열되어 있다. 마루방 뒤에는 책방이 1칸 연결되어 있는데 이 뒤에 통래칸이 있어 안채와 구분된다.

안채나 사랑채는 모두 제형판대공을 사용하였는데 안대청의 가구 구성이 훨씬 높고 우람하다. 이 집의 안채와 같은 평면 구성은 흔하지는 않지만 안동지역에서 더러 조사된 바 있는 유형인데 대개 18세기 이후에 건축된 집에서 보인다.
이 종택은 창틀, 기둥 목부재에 헌 재목이 섞여 있는 점으로 보아 후대에 중수나 개축 등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