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종택을 찾아서 29 <성성재 종택> 안동민속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박장영

이 종택은 안동시 예안면 부포리에 있다. 안동시 예안면 소재지인 정산리에서 919번 지방도를 따라 고개를 넘으면 태곡교가 나온다. 여기서 좌측으로 안동호를 따라 7㎞ 정도 가면 안동호 수몰선 바로 위쪽인 청량산 자락에 종택이 있다.

이 집은 정유재란시 안동 수성장으로 활약하여 좌승지에 증직된 성성재(惺惺齋) 금란수의 종택이다. 성성재와 성재는 조선조 중기의 학자인 금란수(琴蘭秀)선생의 호이다. 선생이 25세 때 현 종택 아래에 있는 동계(東溪)가에 작은 정자를 짓고 학문에 힘썼는데 퇴계 선생이 친필로 성재라는 현판을 내려주면서 면려(勉勵)하시고,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읊은 팔영시를 남겼다고 한다.

이 종택은 정침과 아래채 및 사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침은 정면 6칸, 측면 6칸 반 규모의 ㅁ자형이다. 사랑채는 중문간을 중심으로 좌·우에 작은사랑과 큰사랑이 있는데 큰사랑은 2통칸 방과 마루, 책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은사랑은 1칸 반의 방과 반칸의 마루가 연접되어 있고 전면에 퇴를 둘렸다.

안채는 2통칸의 안방을 중심으로 좌측에 부엌, 우측에는 대청이 있고, 대청 우측칸 전면에 상방이 있다. 안방과 부엌 및 고방의 상부에는 정면 4칸, 측면 1칸 반이나 되는 매우 큰 규모의 다락을 두었다. 상부가 다락으로 구성된 까닭에 안채의 층고가 매우 높아 안채는 1고주 5량가를 형성하였고 사랑채는 5량가이다. 이 종택은 건물의 규모에 비해 장식도 하지 않은 매우 소박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18세기 안동지방의 상류주택으로 시대성과 지역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사당은 정침 오른쪽 산비탈의 경사면을 이용하여 축대를 쌓아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집이다. 금란수 선생의 본관은 봉화이고 자는 문원이다. 선생은 12세에 청계 선생에게 글을 배우고, 그 후 퇴계 선생의 문화에서 학문을 닦았다. 1561년에 사마시에 합격하여 제릉, 참봉, 장흥고봉사 등을 역임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노모 봉양을 위하여 향리에 은거하다가 정유재란 때 고향에서 의병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