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종택을 찾아서 31 <탁청정 종택> 안동민속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박장영

탁청정(濯淸亭) 종택은 안동에서 도산서원 방면으로 15㎞ 정도 가면 우측에 고가들이 보이는 아담한 마을인 군자리가 있는데 이 마을에 있다. 이 집은 김유(1491∼1555) 선생이 1541년(중종 36)에 지었으나 조선후기에 화재를 당하여 중건하였다. 이 종택은 안동댐 건설로 1974년에 현 위치로 이건했으나 원래 낙동강 계곡수가 서(西)에서 나와 동(東)으로 흐르는 배산임수의 산록에 있었다.

이 종택은 민도리 홑처마의 ㅁ자와가로 정면 6칸, 측면 4칸으로 총 22칸이다. 정침은 길이가 4칸이고 문간채는 6칸이어서 평면상 양쪽으로 1칸씩 돌출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안동지방의 큰 규모의 주택들은 정침이 5칸을 기준으로 한 완전한 ㅁ자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 종택은 칸수 구성이 특이하여 대청도 2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면 좌측에 사랑채는 웅장하지 않고 소박하다. 조선후기부터 사랑채가 발달하여 사랑대청을 넓히고 기단을 높게 하여 누마루 형식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 집은 예외이다. 기둥은 모두 각주를 썼고 도리는 납도리이다. 대량 위에 동자주 대공을 얹었고 그 위에 모두 3량을 얹은 간략한 구성을 보인다. 기단은 막돌기단으로 몸체가 가장 높고 문간채가 가장 낮다.

김유 선생은 자가 유지, 호는 탁청정이며 본관은 관산이다. 선생은 광산긴씨 예안 입향조인 농수 김효로 공의 둘째 아들로 문무를 겸비하였으며 효성이 아주 지극하였다고 한다.

이 종택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26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종택에 딸린 탁청정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 홑처마 팔작지붕의 누각건물이 있는데 중요민속자료 제 226호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