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김씨 묵계종택은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705번지에 있는데 안동시 길안면 소재지에서 영천방면으로 6㎞ 정도 가면 왼쪽에 있는 마을에 있다. 이 종택은 보백당 김계행 선생의 호가 당호로 게판되어 있는데 보백당(寶白堂)은 청백을 보물로 삼는다는 뜻이다. 선생은 연산군 때 정치가 날로 문란해져 폐단이 심해지자 이의 시정을 왕에게 극간하였으나 고쳐지지 않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인 안동 풍산 소산마을로 돌아왔다.

1498년에 집 곁에 자그마한 정사를 꾸미고 그 편액을 보백당이라고 했는데 이는 선생의 자작시구 “吾家無寶物 寶物惟淸白(우리 집에는 보물이란 없나니 오직 있다면 청백 뿐이다.)”에서 뜻을 취한 것으로 탐욕에 물들지 않은 맑고 깨끗한 선생의 심성을 잘 나타낸 당호이다. 선생은 자연을 벗삼아 묵계에 은거하며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다가 87세에 졸하였다. 묵계서원에 제향되어 있고 철종 10년에 이조판서에 추증되었으며 시호는 정헌(定獻)이다. 저서로 보백당실기 4권 2책이 전한다.

묵계종택은 정침과 별당인 보백당 및 가묘로 구성되어 있다. 정침은 ㅁ자형의 전형적인 안동지방 주택건축물로 정면 6칸, 측면 6칸 규모로 비교적 큰 편에 속한다. 사랑 마루에 동농 선생이 쓴 용계당(龍溪堂)과 묵은재(默隱齋)란 편액이 걸려있어 사랑채의 아취를 더해준다.

보백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 홑처마 팔작집이다. 4칸 대청과 2칸 온돌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청의 측면과 배면은 판벽에 문얼굴을 내어 바라지창을 달았는데 여닫이창이 일반적인데 비해 이 집은 미서기로 하였다. 건물의 비례감도 좋고 가구 등의 솜씨도 견실하며 건립당시의 부재가 많이 남아 있다. 현재 이 건물은 조상의 제사를 받드는 제청으로 사용되고 있다. 마루에는 보백당이란 현판과 보백당중건상량문이 게판되어 있는데 보백당 편액은 조선 말기에 한학과 서예로 이름난 동농 김가진(東農 金嘉鎭) 선생의 글씨이고 상량문은 번암 류연즙(柳淵楫) 선생이 지었다.

가묘는 본채 왼쪽에 위치하며 낮은 담장에 둘러 쌓여 있다. 이 담의 전면에 솟을대문의 사주문을 만들었고 우측에 편의를 위해 일각문을 달았다. 가묘는 정면 3칸, 측면 1칸으로 구성된 홑처마 맞배지붕의 소박한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