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은 유교의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사찰이 참 많은 편이다.

안동이 목조건축의 보고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있었다면 당연히 문화재로 지정되었을 것들조차 비지

정으로 관리되고 있는 현실이다.

안동의 천등산 봉정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목조건축인 극락전(국보 15호)를 자랑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봉정사를 구경하고는 또 다른 유명 유적지를 찾아 천등산을 벗어나버린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보면 봉정사의 뒷편 영산암에서 산자락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개목사가 있다.

걷기가 힘들다면 차를 타고 봉정사를 나와 조금만 가면 개목사 가는 길이 보인다. 가파른 산을 따라 만

들어진 조그마한 농로이기 때문에 오르락내리락할때 다른 차를 만나게 되면 여간 곤란한게 아니니 상대

편 차를 만나지 않게 운이 따라줘야 한다.

개목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이다. 

신라시대 의상(義湘)이 창건하여 천등사라고 하였고, 조선 초기 안동부사(安東府使) 맹사성(孟思誠)이

중수하면서 개목사로 고쳤다. 사찰의 이름을 바꾼데는 이런 설화가 있다. 원래 안동에는 봉사가 많았다

고 한다. 맹사성이 부임해 와서 보니, 바로 천등사가 문제였다. 그래서 사찰의 이름을 개목사로 고치고 

그 뒤부터는 봉사가 사라졌다고 한다. 

개목사 역시 문화재급 건축물을 가지고 있다. 보물 제242호인 원통전(圓通殿)이 있는데 건물 중수시 발

견된 상량문에 ‘천순원년(天順元年)’이라는 건조연도가 보여, 이 건물은 1457년(세조 3)에 지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개목사는 봉정사나 다른 사찰들에 비하면 상당히 작고 볼품이 없는 사찰이다. 구경거리가 있나 싶어 갔

다가는 실망만 하고 나올 것이 분명하다. 

예전에는 대단했을 규모의 사찰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너무 유명한 봉정사에 가려지면서 발길

이 끊어져 폐사마냥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