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산서원은 하회마을과 인접해 있다. 하회마을에 비하면 정말 볼품없는 규모의 볼거리라고는 서원 하나뿐인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은 잘 없을 것이다.

시간에 쫓기듯 하회마을에 들려 단시간에 구경하고는 (운이 좋으면 탈춤을 보고 시간이 남으면 탈박물관을 보겠지만 대부분이) 다음 관광지로 향한다.

학생들이 2박 3일동안 경주에 여행가서 시간에 쫓기며 한번 지나가듯 보고는 모두 다 본것인양 이야기하는 것 처럼... 이렇게 찰나간에 하회를 구경하고 볼거리가 없다고 이야기 한다.

하회마을과 인근의 문화유산을 돌아볼려면 전문가들도 1박2일 이상은 걸린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다.

하회마을에 들어가다보면 갈래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하회마을이고 왼쪽으로 가면 병산서원이 나온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어떤 유명한 건축학자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찾기위해 해외와 전국을 방방곡곡 누벼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자료를 모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안동이었는데 이왕지사 안동에 들린김에 하회마을을 들렸다고 한다. 

왠지 모르게 발길이 병산서원으로 끌려 병산서원에 들어갔는데, 무릎을 "딱!" 치고는 

"내가 헛걸음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 아름다운 건물이 바로 이곳에 있었구나!!"

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서원은 그 구조가 특이하다.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이나, 안에서 밖은 훤히 내다보인다.

병산서원 입구에 서 보면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 대감을 모신 곳이며, 흥선대원군의 서원훼철령 속에서 꿋꿋히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의 하나이다.

어떤 문화재를 보더라도 문화재보호법과 보존이라는 명목아래 만지거나 직접 체험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동과 병산서원은 다르다. 서원의 입구에 있는 넓은 누각 즉,"만대루"에는 누구나 올라 갈 수 있다.

만경루에 올라가 정면에 있는 병풍과도 같은 절벽과 화강(花江;하회는 연화부수형국이라는 말 처럼 지명에도 花가 들어가는 곳이 많다.) 그리고 넓은 모래사장을 바라보면

'과연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공부가 되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겨울철 눈이 덮힌 경치 또한 최고의 미를 자랑한다. 

또하나, 병산서원의 바로 옆에는 머슴뒷간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화장실이 있다. 전통식 화장실인데, 그 생김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이쁘다.

병산서원에 들어가는 길은 조금 불편하다. 길이 있고 넓지만 포장도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산서원을 보게되면 아팠던 엉덩이가 금방 괜찮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