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는 많은 문화유적들이 있지만, 보물급 이상으로 지정된 것은 몇개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문화유적들이 보존의 가치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정문화재 중 하나인 관덕동 삼층석탑(보물 제188호)은 의성군 단촌면 관덕동(리)에 있다.

의성에서 안동방면 혹은 안동에서 의성방면 국도를 따라 가다가 단촌면 소재지에서 점곡면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농협공판장이 나오는데 바로 왼편길을 따라가면 있는 자그마한 동네의 산자락에 위치한다.

이름모를 사찰이 있었을 조용한 마을에 한편에 그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던 이 탑이 2003년 어느날엔가 도굴꾼에 의해 파헤쳐지는 수모를 겪었다.

이미 탑 안에 들어있을 유물들은 일제시대에 도굴당해버리고 빈 껍데기만 남았는 탑인데도 무슨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탑을 해체해 놓고는 줄행랑을 쳐버렸다.

탑 자체만 놓고 보면 다른 탑들과 전혀 다를게 없는 평범한 탑이지만, 이 탑과 같이 있던 석사자상은 다보탑의 그것보다도 훨씬 아름답고 용맹스럽게 생긴 것이었다.

물론 이 사자상은 아직도 현존하고 있다.

보물로 지정(보물 제202호)되어 있는 이 사자상단지 몇몇의 몰상식한 도굴꾼들을 피하고자 국립박물관에 옮겨져(국립대구박물관인지 경주박물관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유리진열장 속에서 보호 받으며 보관되어 있다.

문화재는 땅에 묻혀있을때 가장 가치있고 보존이 오래되고, 이미 발굴된 문화재는 본래의 자리에서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어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많은 문화유산들이 외국에 나가있고, 또 박물관 수장고에 갖혀 있는 지금에 와서는..

몇몇의 양심없고 몰상식한 부류들 때문에 자기 자리를 찾지못하는 것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