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원 미륵의 공식적인 명칭은 "안동 이천동 석불(보물 제115호)"이다.

안동에서 영주방면으로 가다가 보면 나타나는 이것은 이천동에 있어서 이천동 석불이지만, 이것은 문화재에 이름붙이는 어떤 재미없는 방식에 의해 생겨난 이름이고, 안동사람들은 "제비원 미륵"이라는 말에 더 친숙하다.

말이 나왔으니 한마디 하겠지만, 문화재보호법이 웃긴것이 어떤 유적의 고유명칭이 어땟든 간에 그 소유주나 위치에 따라서 이름이 붙여지는데 예를 들면 "안동의 신세동7층전탑"은 당시 행정구역이 신세동이었기 때문에 신세동7층전탑이라는 이름으로 남았고, ()()()가옥이라는 것은 지정당시 소유주의 이름을 붙인것이 된다.

고유의 이름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하회탈과 함께 안동의 얼굴로 소개되는 제비원 미륵은 절벽에 몸을 세기고 머리만 달랑 깎아서 올려놓은 특이한 양식의 석불이다.

제비원은 여타의 다른 문화재들처럼 전설이 따른다. 

연이처녀이야기, 석수쟁이형제이야기, 대부송이야기, 이여송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한가지 이야기를 해보자면

임진왜란 때 명의 장수 이여송은 난이 평정되자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면서 훌륭한 인물이 날 자리를 골라 혈(穴)을 끊었다고 한다.

이렇게 전국을 돌아다니던 이여송이 말을 타고 제비원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말이 우뚝 서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상히 여긴 이여송이 사방을 둘러보니 큰 미륵불이 우뚝 서 있는 것을 보았다.  필경 저 미륵불 때문에 말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여송은 차고 있던 칼로 미륵불의 목을 쳐서 떨어뜨려 버렸다.  

그제서야 말발굽이 떨어져 길을 계속 갈 수 있었다.

칼로 벤 까닭에 미륵불의 목부분에는 아직까지 가슴으로 흘러내린 핏자국이 있고, 왼쪽어깨에는 말발굽의 자국이 있다.

당시에 떨어진 목은 땅바닥에 뒹굴고 있었는데 어느 스님 한 분이 와서 떨어진 목을 제자리에 갖다 붙이고 횟가루로 붙인 부분을 바르면서 염주 모양으로 볼록볼록 나오게 다듬어 놓았다. 

그래서 지금 보면 이은 자리는 마치 염주를 목에 걸어 둔 것 같다고 한다.

또 이곳 제비원은 성주풀이의 본향으로 유명하다.

성주풀이 내용을 보면 "성주본이 어드메뇨, 경상도 안동땅 제비원이 본일래라. 제비원의 솔씨 받아 ~" 라는 대목이 있다.

옛부터 미륵은 불교적 신앙에서 미래에 나타나는 메시아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전통신앙에서도 자손이 귀할때 돌미륵의 코를 갈아 마신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숭배되어 왔다.

아마도 제비원의 미륵은 신통력이 대단한 부처님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