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 청송군 부동면에 있다.
조선 숙종때 호수 아래 몽리민들을 위해 준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지는 알수 없고 다만 1700년대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주산지 입구에서 불과 5km옆에 내주왕산 절골이 있다.
주왕산의 경치는 절골에서 비로소 탄성을 터트린다고 할만큼 아름답다. 그 언저리에 소롯이 놓인 주산지 역시 내주왕산 절골의 경관에 못지 않다. 
주산지가 아름다운 이유를 꼽자면 저수지를 만들면서 보통은 호수에 잠기는 부분에 자라는 나무를 베어내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곳만은 그냥 둔 것이 지금까지 200년이 넘는 세월을 물속에서 견디며 살아가는 모습이 있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이 영화를 촬영하기 전까지는 사진작가를 제외하고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달력에서나 가끔 볼수 있던 곳이다. 
그러나 주산지는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의 멋이 있고, 가을은 가을 나름의 겨울에는 겨울대로 또다른 흥취를 가져다 주기에 사진작가들이라면 꼭 한번은 다녀가는 곳이기도 하다. 

김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아직 개봉하지는 않았지만 촬영 전부터 너무 많이 알려진터라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새통을 연출한다. 이 날도 정작 내 사진보다는 남의 사진을 더 많이 찍어야 했다. 그러나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주산지를 찾는 사람들이 젊은 연인보다는 나이 든 부부나 가족들이 함께 찾아 얼음이 덮힌 호수를 함께 걷는 모습이 너무 고왔다.

사진은 호수가 얼어 그 위를 밟고 찍은 사진이다. 
겨울이 아니고는 담을수 없는 장면으로 운이 좋았다. 바로 보이는 나무는 주산지 호수 내에서 자라는 나무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그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이자 예술이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감히 사진에 담는다는 것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수백년 수령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곳이다. 

또 살짝 어깨만 보이는 부분이 인생암으로 가는 일주문이다. 보통의 일주문에서 사천왕이 모셔져 있지만 이곳에는 두분만 모셔져 있다. 그것도 따로이 신상을 모시는 공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문짝에 오래된 단청마냥 남아 있어 보는이들로하여금 색다른 감흥을 가져다 준다.

주산지를 안동에서 가자면 안동시 남선면과 임하면을 지나 길안면,청송군 청송읍, 부남면에서 주왕산을 끼고 부동면으로 넘어가는 길이 있고 안동에서 임동면을 지나 청송군 진보와 청송읍을 통해 갈수도 있다. 
시간상으로는 거의 한시간 정도가 걸린다. 길안 방면으로 찾은 길은 연휴 마지막날이라서 많이 막혔다. 도착이 가까워지자 다른 곳은 눈이 모두 녹았는데, 주산지 입구부터 2km남짓 얼음이 녹지 않아 차로는 이동하기 어려웠다. 어렵사리 올라간 주산지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먼산 군데 군데 흰눈이 그냥 남아 있는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호수 전체에 흰 눈이 쌓여 그야말로 장관이다. 크지 않은 호수지만 호수를 한 눈에 넣기는 어렵다.

지금 보는 사진은 주산지에서 빼놓을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을 한 컷에 넣으려고 한 것인데, 생각만큼 이쁘지 않아 아쉬웠다. 앞에 보이는 작은 기와 지붕은 일주문 역할을 한다.
재미있는건 모든 일주문이 육지를 밟고 선 것과는 달리 물속에 잠겨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생암이란 사찰 역시 물위에 떠있다. 
멀리보이는 것이 인생암이란 암자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