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는 것이 인생암이다.
 인생암 대웅전, 주지스님이 머무는 요사채도 없고, 산신을 모신 산신각도, 칠성님을 모신, 칠성각도 없다.
 달랑 부처가 떠난 대웅전 하나가 전부다.
 눈 덮힌 대지를 밟고 선 호젓한 산사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대웅전 하나.......,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흔들림 없이 혼자 겨울을 지키고 섰다.
 암자의 주인은 이미 오래 전에 그를 버렸다. 어른 손보다 큰 자물쇠가 문을 막아버렸고 온기가 사라진 벽을 타고 긴 겨울만 남았다.
 세상 사람들의 잠을 깨웠을 목어도 이미 잠든지 오래다. 어느 고승인지 그의 넋이 서렸다는 사자가 머리를 지고 있는 석등에도 굵은 촛농이 눈물처럼 세월을 지킨다.

 주산지 암자, 인생암에걸린 물고기 한마리,
 목어다.....
 만번을 울리면 용이 된다는 전설을 믿고 사는 목어다. 속을 게워낸 아픔이 튀어나온 눈에 그대로 묻어난다.
 여의주를 물었어도 하늘로 가지 못하는 설음이 눈동자에 보인다. 눈물을 흘려야만 아픔이 아니란걸 안다. 혼자 속울음을 울어도 피멍이 든 눈자위만 봐도 안다.
 하늘이 아니라도 좋다. 물로 돌아가지 못해도 괜찮다
 그저 사람들을 위해 몸을 울릴수 있으면 된다.
 스스로 울지 못하는 목어의 아픔을 주산지가 지키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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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