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에 가면 얼음골이란 곳이 있다
거긴 한여름에 가도 바위에서 찬바람이 나와 춥다. 써늘하지,
여름에는 또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희한한 곳이다.
얼음골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고, 얼음골 맞은편 산인 무장산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 그런다. 무장산이라고 하면 무슨 공비들이 출몰하는 산을 생각하는데 한자로 안개 무(霧)자에 감출 장(藏)자를 쓴다. 무슨 뜻이냐 하면 산이 안개로 늘 가려져 있다는 뜻인데, 이 산에 임금을 배출한다는 명당터가 있는데, 그 땅에 묻힐 임자가 아니면 산이 알아서 그 명당터를 숨긴다고 한다. 원래 영험한 산이랑 땅은 그러거든,

옛날에 하회마을에도 하회류씨들의 시조인 류종혜공이 하회를 둘러보고 한눈에 명당터라는 것을 알고 정착하려하지만 집을 짓는데 기둥이 3번이나 넘어지는 등 어려움이 많았단다. 그래서 고민을 하는데, 꿈에 신령님이 나타나 현몽 하기를 덕을 쌓아야 명당터를 얻을수 있다고 말하지. 그래서 공은 마을입구 큰 고개에다 집을 짓고 나그네들에게 음식과 노자, 짚신 등을 나눠주는 등 덕을 3년이나 쌓은후에야 제대로 집을 지을수 있었다고 한단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이런 것이 있다. 처음 이곳에 정착을 한 뒤 매년 여름철만 되면 꼭 큰물이 나서 전답이고 가옥이고 쓸어가곤 했다. 아무리 제방을 튼튼히 하고 높이 쌓아도 안되는 거야. 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느날 떠돌이 승려가 이 마을에 와서는 한마디 하지, 명당은 주인이 있고, 명당을 얻기 위해서는 그 만한 덕을 쌓아야 한다는 거야.
풍수에 관한 책을 보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적덕이 명당을 부른다고 한다. 얼마전에 끝이 난 드라마 어사 박문수에서도 명당터를 두고 나온 이야기도 같은 이야기지. 
그 말에 놀란 공이 스님한테 융숭한 대접을 하고 다시 묻자 "적덕이 명당을 얻는다"며 덕을 쌓기를 권유하지.
그래서 공은 하회마을 입구에다 집을 짓고 3년간이나 과객들을 재워주고 밥도 주고 어려운 이웃을 돕고 공을 들여 하회땅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앞의 이야기는 활만인(活萬人)이란 이야기이고, 뒤에 이야기도 같은 뜻의 "적덕(積德)"에 관한 이야기지, 

얼음골 맞은편 무장산도 그렇다. 
무장산 맞은편에 보면 왕이나 쓸수 있는 탕건처럼 생긴 바위가 무장산이랑 마주보고 있는데, 아무리 산을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한눈에 명당이 있다는 것을 알 정도로 뛰어난 산이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수많은 지관들이 그 땅을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는 거지, 저기쯤 그 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올라가면 안개가 길을 막지, 또 안개가 그 터를 숨기고 가짜 터를 내놓거든,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회룡포를 보기 위해 이 산을 찾았을 때도 같았거든, 
길을 잘못 찾아 회룡대(회룡대는 회룡포를 한눈에 볼수 있는 산정상을 이른다, 하회마을을 보려면 부용대에 오르는 거랑 같다)는 보지도 못했고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까, 안개가 자욱해 제대로 볼 수가 없더라, 그리고 여기쯤이면 회룡포를 한눈에 담을 수 있겠다 싶으면 꼭 나무들이 시야를 가리더라구.
그리고 나중에는 아주 안개가 길까지 막아서는데 결국 발길을 돌릴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진을 찾았는데 모두 엉망인거야,
아무래도 내가 덕을 쌓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적덕이 명당을 얻는데 말야, 
아무래도 올해는 덕을 더 많이 쌓아야 회룡포를 볼 수 있으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