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섶다리라고 들어본 적이 있니?
섶다리, 지금은 강원도 영월 동강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나무다리인데, 물이 많이 흐르지 않는 계절에 소나무를 배어 어설프지만 단단하게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솔가지를 얹어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다리를 섶다리라 한단다.

수몰되기 전에 안동시 임동면 지례 마을이나 악새마을에 가면 볼 수 있었지, 아마도 30대 후반의 나이라면 기억 할 수 있지 싶다.

지금처럼 웬만한 곳이면 콘크리트 다리가 있어 자동차도 건널 수 있도록 했지만, 예전엔 강폭이 많이 넓지 않고, 수심도 그리 깊지 않은 시골마을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여름에 큰물이 몇 번 지나고 가을이 시작되면서 수량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추수가 끝나고 나면 동리 사람들이 모두 나와 섶다리를 만들지.

보통은 마을 앞 뒷산에 올라 나무 가지치기를 겸하고 총총히 박혀 생장이 어려운 나무들만 골라 배어내면서 산림도 같이 관리하는 옛사람들의 지혜가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만들어진 섶다리는 여름이 시작되면서 큰물이 지면 자연스럽게 쓸려 내려간다. 그러면 멀리 산을 돌아가거나, 작은 나룻배를 두고 강을 건넌다. 그리고 다시 늦가을부터는 다시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와 산에서 나무를 하고 솔가지를 꺾어 다리를 만든단다.

섶다리에 대해 좀더 보충 설명하자면 예전에 여름과 겨울에 강원도 동강을 찾았다가 본 적이 있다. 보통 섶다리의 재료는 물에 강한 수종인 버드나무를 쓴다. 버드나무 굵은 놈을 골라 아래로 와이(Y)자가 되도록 거꾸로 박는다. 섶다리의 기둥 역할을 하지. 그리고 그 위로는 솔가지와 나무를 얹는데 보통 못은 쓰지 않고 나무에 홈을 파서 짜 맞추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섶다리에는 황토를 뿌려 오솔길처럼 만드는데 얼마나 튼튼한지 장정 몇 사람이 다리위에서 춤을 추워도 무너지지 않고 황소를 끌고 다녀도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다리 구실을 한단다. 요즘까지 섶다리를 옛날 방식으로 만드는 곳이 있는데, 동강이 흘러가는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평창강변의 판운리 마을이다. 

그래 지금 보이는 것이 회룡포와 회룡포 건너 마을을 연결하는 섶다리다. 
그런데 아쉬웠던 것은 여기서는 옛날 방식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솔가지를 얹어야 할 부분에 철판을 얹어 보기는 흉하지만 그래도 옛 추억에는 충분히 젖을 수 있고 또, 연인들은 꼭 한번은 이 다리를 건너며 장난을 치곤 하는데 참 고운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은 전날 눈이 내리고 난뒤라 온 강변이 하얗게 분칠을 하고 있었고, 사람의 발자국보다는 날짐승 발자국 몇만 보일 정도로 깨끗한 눈을 밟으며 걸을 수 있어 참 이뻤다.  

장난기가 돌아 하얀 눈밭위로 길게 내 흔적을 남기며 돌았다. 그리고 산에 올라 보니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 섶다리에 올라 장난을 치고는 했는데 멀리서 듣는 아이 웃음 소리며 '아빠 아빠'하며 까르르하는 소리가 그렇게 이쁘더구나.

아......, 안동 하회마을에도 부용대와 하회마을을 연결하는 섶다리가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부질없는 생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