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도 못하는 어뱅이, 술로 지새고
큰물이라도 생기면 나은 고기잡이, 막일로 대신
공공근로사업 일에 '서로하겠다'며 줄을 서고

쏘가리도 잡히면 돈이 좀 된다는데 씨가 말랐는지 구경도 하기 힘들어 진지 오래고, 임하댐에서 제일 흔했던 붕어나 잉어마저 하루에 2kg도 못 잡는 날이 많다는 것이다.
임하댐에서 잡아 올리는 대표적인 어종은 붕어와 잉어다. 쏘가리나 메기는 구경도 못한지 오래고 잡고기를 잡으려면 정치망 어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임하댐 전체에서 두 명뿐이다. 그리고 일반으로 허가를 내서 잡는 사람이 20명 내외다.
물고기를 잡으면 보통 관으로 파는데 4kg 한 관이 붕어는 3만원, 잉어는 2만원에 파는 게 고작이다.

배를 몰고 하루에 한번 나갈 때마다 면세 휘발류가 4천원에서 6천원 정도 들어가고 오일도 2천원정도 소비되는데 잉어 반관(2kg)도 못 잡고 돌아오는 날에는 기름 값도 못 건진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어뱅이에게는 성수기가 여름철이다. 비가 많이 내려 물이 많이 불고 흙탕물이라도 보이면 하류 쪽에서 물고기가 올라온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런 날이면 하루에 많이 잡으면 20관 정도까지 잡아 올리는데 1년에 몇 일도 안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올해는 아직 태풍이 지나고 물도 많이 불었지만 물고기는 씨알이 말았는지 구경하기 힘들다. 건설 현장 막일판이나 공공근로 일이 훨씬 나은데 그나마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보니 어쩌다 한 번식 오는 공공근로 사업에는 서로 일을 하기 위해 줄을 서는데 그나마 몇 사람도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단다.

그래서인지 취재를 위해 몇 번씩이나 임동을 찾을 때마다 아무 일 없이 담배만 피는 어른들이 많았다. 공연히 하늘만 보고 임하댐을 원망하면서 과거 어렵더라도 보상금 받은 것으로 시내로 나가지 못한 것을 후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창 일을 할 나이라는 40대, 땅이라도 있으면 농사라도 짓고, 농사짓는 기술말고 다른 기술을 배운 것이 있다면 시내로 나가 살 용기를 내어 볼텐데, 이도 저도 못하고 그저 하늘 한번 댐 한번 보며 한숨과 주름살만 키워가며 살고 있다.
그나마 젊은 사람들은 좀 낳다. 환갑을 넘긴 사람이나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