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 안동이라지만 소외 받는 임하댐 주변
안동댐에 사업집중, 있던 사업마저 빼앗겨
눈물보상금, IMF로 다시 멍울져
등굽은 노인에겐 어린 손자들만 남아

"우리는 소외 받고 살아가는 임동민국 백성입니다." 「우리는 임동민국 백성이다」취재를 마칠 쯤 어느 중년 아저씨가 호소하듯 던진 말이다. 내실 이해가 되는 말이었지만 구체적인 생각이 듣고 싶었다.

"지금 안동댐 일대에 갖가지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민선 시정이 들어서고 우리 안동시를 문화관광의 도시로 만들어 간다는 미명아래 시의 모든 사업이 문화, 관광으로만 집중되고 있는 것은 시민이라면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당장 유교문화권개발사업만 보자. 2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자된다는 이 사업은 안동의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완공된 탈춤축제장, 영화촬영장(사극촬영장) 등 갖가지 사업이 이미 마무리되었거나 다시 추진되고 있다. 그에 반해 임하댐이 들어선 임동면은 어떤가. 지난해 수상면허시험장마저 안동댐 인근으로 이전했다. 이 사업은 당초 취지가 임동면민들의 소득증대가 그 목적이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면민들에게는 특별한 설명도 없이 옮겨가지 않았는가 말이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만 보더라도 임동면은 소외 받는 백성, 임동민국 백성이 어울리지 않는가!"

그의 하소연은 끝이 없었다. 사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임동면민들에게는 희망이 없어 보였다. 시에서 허가내준 어업권 역시 점점 그 개체수가 줄어들어 가는 현실을 놓고 본다면 하루치 기름 값도 못 건지는 민물고기잡이 일은 그들의 생계를 이어가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또 농사일을 짓고 싶더라도 물 속에 잠긴 옥답을 모두 잃고 농사지을 땅이라고는 산간지 밖에 없는 그들에게 농사일도 대안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뿐인가? 정부가 나서고 경북도에서 추진한다는 재래시장 활성화 계획 역시 임동면까지 차례가 돌아올 리도 없지만 설령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기약할 수도 없는 일이다.

결국 임동 수곡리 무실마을에서 5백년 가까이 세거하다 선산 땅으로 집단 이주한 전주류씨 무실파 같이 자리를 옮겨 살아간다면 모를 일, 당장 하루 벌어 하루살이도 힘든 이들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 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동면 중평·수곡이주단지로 옮겨온 사람들에게는 거의 막장까지 왔다는 생각으로 이주했다. 처음 이주할 당시 너도나도 살집을 지어야 할 처지라서 그나마 외지 막일꾼이 들어오고 댐 공사 도로공사장에 사람들이 북적이니 그나마 살만 했지만, 이젠 그나마 집을 새로 짓는 사람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