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말씀>
다음은 중국 연변대 주칠성 교수가 <<퇴계학보>> 제112집(2002년 12월)에 기고한 글의 일부(첫부분과 끝부분)를 옮긴 글입니다. 
현대 중국에서의 퇴계학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올려봅니다.


"20세기 중국에서의 이퇴계사상에 대한 연구 개황과 그 발전 추세"


중국에서 이퇴계사상에 대한 연구 熱潮는 20세기 70년대 중반에 대만 학자인 채무송蔡茂松, 전목錢穆 등이 최초에 <<퇴계학보>>에 "韓儒 이퇴계의 성리학"(채무송, 퇴계학보 제4집, 1974년, 이하 同上刊), "주자학의 한국전파고-이퇴계 학술"(전목, 同上刊 제5,6집 1975), "주자 性情論 및 韓儒 이퇴계 사단칠정설을 논함"(채무송, 同上刊 제8집, 1975), "현대 퇴계학에 대한 재인식"(전목, 同上刊 제10집) 등 논문들을 발표하는 데로부터 시작하였다.
그후 대만학자인 주하周何, 송희宋晞들에 의하여 <<퇴계학보>>에 "이퇴계의 禮學"(주하, 동상간, 제19집, 1978), "퇴계의 理氣論에 대한 發揮"(송희, 동상간) 등 논문들이 계속 발표되었다.

중국 대륙 학술계에서는 80년대 초에 이르러 비로소 이퇴계 및 그 사상에 대하여 인식하고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최초에는 개별적 학자들이었지만 일본 쯔꾸바, 홍콩 등 국가와 지역에서 비교적 큰 국제학술회의를 하면서 더 많은 대륙 학자들이 이퇴계사상 연구에 참가하는 데서 그 연구 대오는 점차 화대되었다. 80년대 말 중국 북경에서 제11기 퇴계학국제학술회의가 열릴 때 3백여명의 대륙 전문가, 학자들이 참가하였고 30여편의 대륙학자들이 퇴계사상에 관한 높은 수준의 학술논문들을 발표하였다.

그후 몇 년마다 열리게 되는 퇴계학국제학술회의는 2000년 말까지 도합 16차 열렸고 <<퇴계학보>>도 108집을 펴냈다. 이 모든 것은 중국학자들로 하여금 이퇴계사상에 대한 연구를 크게 추진시켰다.
20여 년 동안 중국에서는 퇴계학국제학술회의의 추동 하에서 부단히 그 연구 범위를 확장하여 퇴계학의 형성, 그의 역사적 지위와 사회적 적용, 퇴계철학, 퇴계 관련 비교, 정치사상, 경세사상, 애국사상, 애민사상, 天人관계, 人際관계, 실학사상, 교육사상 및 이퇴계의 인격을 망라한 제반 분야에서 세인들이 주목할만한 기꺼운 연구성과를 거두었다. 그 연구성과를 개괄한다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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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적으로 말하여 20세기 70년대 중반으로부터 시작한 중국에서의 이퇴계 사상에 대한 연구는 세인들이 주목할만한 기꺼운 연구 성과를 거두었다. 그 연구성과는 아래와 같은 특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이퇴계 사상에 대한 연구범위가 전례 없이 넓어졌다. 이를테면 총론에서 퇴계학 형성의 연원,표지 및 퇴계학의 유학 중에서의 지위와 작용 등을 전면적이고 체계적으로 논술하였으며 본론에서 이퇴계의 철학사상, 저치사상, 경세사상, 실학사상, 경학사상, 애국사상, 애민사상, 중민사상, 교육사상, 비교연구, 천인관계 인제人際관계, 퇴계의 인격을 망라한 광범위한 범위에서 연구를 진행하였으므로 그 연구 범위가 전례 없이 넓어졌다. 이것이 첫째 특점이다.

둘째, 이퇴계 사상에 대한 연구심도가 전례 없이 깊어졌다. 예를 들면 퇴계학의 유학 중에서의 지위와 작용 문제 강에서 楊憲邦은 자기의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이퇴계는 중국의 程朱理學이 날로 쇠퇴해지고 陸王心學이 세상에 널리 유행되고 있는 명나라 중기에 朱子學을 정통으로 삼고 여러 학파의 학설을 절충하여 독특한 특색을 가진 방대한 이론체계를 형성하였다. 그러므로 주희를 중국 고대유학의 집대성자라고 한다면 이퇴계는 宋元明 주자학의 집대성자일 뿐만 아니라 宋元明 신유학의 여러 학파의 사상을 종합하여 집대성하였으므로 '조선의 주자', '동양 백세의 스승'으로 되었다. 그는 신유학을 동양에 弘揚시켰으며 멀리 일본에까지 전파되어 일본 신유학 형성과 발전에 거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동양문화를 弘揚시키는 데 대하여 중대한 기여를 하는데서 그 학설은 이미 인류의 공동재산으로 되었다." 

퇴계학의 유학 중에서의 지위와 작용애 대한 가장 정확하고 전면적이며 심도가 있는 평가라 할 수 있다. 이 점만 보더라도 이퇴계 사상 연구가 더욱 깊어졌다는 것을 입증하게 된다. 이것이 두 번째 특점이다.

세째, 이퇴계 사상에 대한 연구가 체계화되었다는 것이다. 실례를 든다면 퇴계철학에 대한 연구는 그의 성질, 특점, 논리적 결구, 이론적 공헌 등 문제를 체계화하였을 뿐 아니라 퇴계철학이 내용상에서도 理氣論, 心性論, 格物論, 四七論, 居敬窮理, 修養論, 方法論 등 제반 분야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연구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연구를 종합하여 보면 체계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세 번째 특점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20여 년간 중국에서의 퇴계사상에 대한 연구는 그 연구범위가 넓고, 연구심도가 깊고, 체계화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 그 특점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중국의 학자들이 20여 년 동안 그렇게 진지하게 퇴계의 책을 읽고 끈질기게 연구하는 원동력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의 초점이다. 20여 년간 퇴계학국제학술회의의 지도 밑에서 20세기 말까지 국제학술회의를 도합 16차 열었고 <<퇴계학보>>도 108집을 펴내었는데 중국학자들이 학보에다 근 200편의 논문과 자료를 실었다. 그리고 중국에서 <<退溪學節要>>, <<退溪全書今注今譯>> 등 저서들이 계속 출판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한국 퇴계학연구원과 국제퇴계학회의 추동, 방조와 갈라놓을 수 없지만 주요하게는 퇴계의 博大한 학식과 과학적 정신과 실사구시의 태도가 중국 학자들을 흡인하여 퇴계의 저서를 진지하게 읽고 끈질기게 연구하는 원동력으로 되지 않았는가 생각된다. 그러나 지난 퇴계사상에 대한 연구를 회고하면 그 연구가 분산적이고 수공업적 방식으로 거행되었으므로 중첩이 많고, 체계화되지 못하였으며 전면성이 결여되는 등 피치못할 결함들도 존재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모두어 말하면 20세기 중국에서의 퇴계사상 연구가 퇴계학국제학술회의 추동 하에서 제각기 不同한 측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거대한 성과를 거두었다면 21세기 퇴계학 연구는 분산된 연구 대오를 조직하여 과학적인 방법론의 지도 밑에서 목적, 의식, 계획적으로 퇴계학을 연구함으로써 퇴계학 연구로 하여금 연구범위가 더욱 넓고, 그 심도가 더욱 깊고, 더욱 체계화하는 데서 縱深발전하리라 예언한다. 

- 이상은  중국 연변대 주칠성 교수가 <<퇴계학보>> 제112집(2002년 12월)에 기고한 글을 옮긴 글입니다. 

조사연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