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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내요! 이카루스
자귀나무 꽃이여! 날아 올라요
 

친애하는 투(Tu)

어느 시대인지 모르지만 중국의 어느 나라에 두양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조씨라는 아내가 있었죠. 이 여인은 해마다 단오가 되면 자귀나무의 꽃잎을 따다 말려 남편의 베갯속에 넣었다는 군요.

그 덕인지 남편은 늘 밝고 쾌활하게 지냈다고 하는데 어쩌나 남편이 우울한 기색이라도 보이면 베갯속에의 자귀나무 꽃을 꺼내다 술에 타 남편에게 주면 남편의 얼굴은 금세 밝아지곤 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부사이의 관계가 소원해지면 이 꽃을 말렸다가 술에 타서 먹게 되면 관계가 다시 좋아진다고 믿었대요. 믿거나 말거나 말이죠.

친애하는 투(Tu)

제가 자귀나무에 대해 말한 적이 있죠?

   

임하댐을 지나 집으로 가는 길목에는 분홍색의 이름 모를 새가 수천마리나 가지마다 앉아 노래하는 나무가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비상을 마치고 돌아와 앉은 새는 요란한 울음으로 생의 마지막을 고하곤 합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은 울기를 멈추고 푸드득거리며 젖은 날개를 털어낸답니다.

그러나 해질 무렵 자귀나무 꽃을 보면 붉은 놀에 꽃잎들이 불붙은 듯 타오른답니다. 마치 수천마리의 새가 일제히 집을 찾아 날아오르는 모습이죠.

그러나 해가 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힘을 잃어버리는 이상한 새죠. 빛이 없이 단 한순간도 살지 못하는 여린 새, 바로 자귀나무 꽃이죠.

퇴근을 하고 조금 늦은 시간에 자귀나무 꽃을 촬영하기 위해 갔죠.

해가 질 무렵 화려한 노을에 기대어 지친 목소리로 우는 새무리, 그들은 분명 생애 마지막 날의 합창과 같은 처연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해가 지고 나서 새들은 날개를 접기 시작했습니다. 요란한 날개는 모두 헝클어져 뭉친 실타래 같이 엉켜 새의 형상은 사라졌죠.

사실 자귀나무 꽃을 가까이에서 보기 전까지, 차를 타고 지나며 볼 때는 ‘저건 아마 처녀치마일꺼야’ 하며 단정을 하곤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멀리서 보는데 꼭 처녀애들의 치마를 거꾸로 새워 놓은 것(혹은 빗자루를 세워둔 것과 같이) 같았거든요.

뒷날 강원도 어느 산골에서 우리 꽃인 처녀치마를 보지 못했다면 정말 자귀인지 처녀치마인지 모르고 살았을 것입니다.

이제 자귀나무 꽃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해가 떠오르면 새는 마지막으로 일제히 날개를 세우고 비상을 꿈꾸겠죠, 너무 높이 날아올라 밀랍이 녹아 추락한 이카루스와 같이 자귀나무 아래에는 떨어져 쌓이는 새들이 무덤을 이루겠죠. 추락한 후에도 파드득거리며 꿈을 버리지 못하겠죠.

태풍이 놀라오고 있다네요.

좀 더 빨리 당신의 꿈을 보여줘요

자 힘내요! 이카루스.

 *배옥 자유기고가, 시조시인.


2007-07-16 오후 5:17:29 / 배옥객원기자 (bhg5646@naver.com)
©2023 andong.net
2007-07-16 오후 5: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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