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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도 제법(?) 치는 서당 훈장님 김승균
 

조상의 삶과 정신이 녹아 있는 고전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예절과 올바른 도리를 가르치면서 온고지신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기타 치는 훈장님’ 김승균씨을 만나봤다.

- 서당을 운영하게 된지는 얼마나 됐는가?
햇수로 7년이 조금 넘었다. 처음에 포항에서 서당을 열어 2년 정도 운영하다가 2003년 4월 즈음 안동으로 와서 계속 그 일을 하고 있다.

- 지금 하는 일이 학교 때 전공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은데, 제대로 살리게 된 셈인 것인가?
어쩌다보니 전공을 제대로 살린 셈이 된 것인데, 솔직히 이야기해서 그런 것 보다는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시작한 게 맞는 말일 것이다.
대학 때 전공이 한문학이긴 했지만, 다른 것들-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내가 바라는 사회의 모습은 어떠한 것인지 등- 에 관심을 더 두다보니 정작 학과 공부에 대해선 소홀했고, 그러다보니 한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 당시 창간되었던 한겨레 신문의 가로쓰기와 한글 전용 방침을 전적으로 옹호한 것이 그 때문이었다면 알 만하지 않겠는가?( 겸연쩍은 표정) 

- 그럼 어떤 연유로 한문학과로 진학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궁금해진다. 대학 시절, 그리고 훈장님이 되기 전까지의 삶을 간략하게나마 듣고 싶다.
어릴 때부터 유독 노는것을 좋아하고 그쪽에만 관심을 가지다보니, 자연 학교성적이 좋을리 없지 않았겠는가? 뭐 치는 시험마다 거의 빵점에 가까웠다고 보면 될것이다.(멋쩍은 웃음) 그러다가 2학년이 되고 5월에 이른바 ‘광주사태’가 발발하면서 전국의 대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게 됐고, 딱히 생각이 없었던 나로서는 방편으로 군에 입대를 하게 됐다. 마침 근무지가 서울 근처인 안양이어서 가끔씩 외출이나 외박을 받게 되면 서울로 나가곤 했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당시의 시대 상황들을 눈으로 보게 됐고, 큰 서점을 기웃거리면서 관련 서적들을 찾아 읽으면서 점점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의식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 지금도 몇몇 사람들 사이에서는 학생 운동의 선두주자로서의 삶이 회자 되고 있는데, 그럼 학생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군대 제대 이후라고 보면 되는 것인가?
 맞다. 복학을 하고 보니, 학내에서도 이른바 이념동아리인 ‘광장’이란 모임이 만들어져 있었고 당연히 그쪽으로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처음엔 그저 그 동아리나 사회운동가들이 주최하는 강연회나 각종 행사에 자주 참석하는 정도로 어울리면서 스스로 내적 성숙을 쌓아가던 중에 -예컨대 군부타도 민주정부수립과 같은- 의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나의 행동도 그와 걸맞아야겠다는 생각이 서게 되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하게 됐다..(멋쩍은 웃음)

- 가장 유교적이고, 때문에 보수적이라 오해될 수도 있을 내앞(川前) 큰종가의 지차 자제로 알고 있다. 학생 운동의 주도자라는 것 때문에 집안과 갈등이 심했을 것 같은데?
좀 앞서도 말했듯이 처음엔 학과공부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그러한 모임에 참가했었기 때문에 집안에서도 그때까진 크게 염려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각종 시위현장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게 되자 우리 아배어매의 눈에도 거슬리기 시작했고, 때로는 나를 찾아 시위현장까지 나오시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당시 스스로 나의 신념을 믿었기 때문에 우리 아배어매께는 설득과 회피의 방법을 쓰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 해나갔었다.
다행이었던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집안에 대해 갖는 -지극히 유교적이고 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어릴 적부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랄 수 있었을 만큼  우리 아배어매께서 참으로 열린 사고를 가지고 계셨던지라 그 정도로만 반대의 입장을 표하셨던 것 같다.

- 다시 현재 이야기로 돌아와서, 최근 ‘한자능력시험’이라는 자격증 시험이 생기면서 서당(한자교습소)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 역시 그와 같은 업을 해서 먹고 살아가지만(잠시 생각) 솔직히 요즘 ‘한자능력시험’이란 이름하에 몇 가지 자격증 시험에 불만이 많다. 그 시험들이 요하는 것들은 글자 자체를 몇 개 아는가를 테스트 하는 수준이다 보니 아이들은 그 속에 숨은 의미도 모르는 체 글자 자체를 외운 것에만 급급하다. 그러다보니 문장 해석은 전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얼마지 않아 모두 다 잊어버린다. 그것이 올바른 교육 방법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물론 어쩔 수 없이 급수시험 대비 교재를 쓰고 있긴 하지만- 나름의 차별화를 두어 일부러 그 단어의 의미를 자연스레 습득이 가능하도록 문장 공부를 시키고 있다.
 
- 고집하는 교수법이 특히 성급한 결과를 기대하는 학부모들에게는 잘 맞지 않을 것 같은데, 수강생 수에 영향이 없는가?
 대부분의 학원생과 학부모 입장에선 내 교수법이 진도의 진척이 없어 보이거나 급수시험을 위한 수업과 동떨어져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수강생이 줄거나 하진 않아 참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을뿐더러, 간혹 ‘그 서당에 보냈더니 좀 더 낫더라.’라는 소리도 간혹 들리기도 할 때면 기분이 나쁘진 않다.(웃음)
 한마디 덧붙이자면 앞으로 내 수업 방식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강사와 수강생이 함께 공부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싶다.

- 예전의 ‘훈장’은 그 지역에서 존경받을 만한 인격과 덕망을 갖춘 선비가 추대된 것으로 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것에 가깝다고 보는가?(웃음)
선비의 의미가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자기 입지가 있고, 그에 따라 외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라면 그러하고 싶은 생각이긴 하다. 물론 그렇게 된다는 것이 어려워서 그렇지만...(겸연쩍은 웃음)
 
- 낮에는 근엄한 훈장님이었다가 밤에는 기타를 둘러메고 출몰하는 일이 자주 있다고 하는데, 선비의 풍류라고 보면 되는가?(웃음)
(멋쩍은 웃음) 그렇게 봐주면 고마운 일이다. 돌아가신 선고를 생각할 때마다 사무치는 것이 많다. 그 중 하나이지만 사람 만나기를 좋아했고, 그 모임의 분위기에 걸맞게 놀 줄 아는 이들을 칭찬하셨다. 대신 그 모임의 분위기와 바람직한 지향을 깨는 이들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하셨다. 그야말로 풍류를 잘 아신 어른이셨다. 그 영향을 무시 못 할 것이 어릴 적부터 원래 음주가무를 무척 즐겼던 편이라 사람 모인 자리, 술 있는 자리를 마다하지는 않지만, 그 자리에서 선을 넘는 행동에 대해서는 스스로 경계를 많이 해왔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아마 내 기본적인 가치관이나 철학적인 면에서는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여전히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단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일상 속에서의 생각의 변화인데, 음...예전에는 내가 바라고 하고자하는 것들이 대부분 막연했다면  지금은 목소리를 낮추고, 작은 것들이나마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일까’를 먼저 생각하려한다. 그나마 사고와 행동의 방식이 구체적이고 선명해지고 있다는 것일까? 
 다시 말한다면, 맨 처음 이야기 했듯이 서당을 운영을 하게 된 것은 마음먹은 바가 있어서였기 보다는 생활의 방편으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서당 훈장’인 아무개가 그 속한 상황에서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그 일례로 ‘고문 읽기 동아리’를 만들고 꾸준히 일구는 일을 들겠다. 옛 말에 ‘글은 곧 그 사람이다’라 하였는데, 좋은 글을 읽으며 그 작자의 드높은 정신의 한 편이나마 엿보게 된다면 그 자체로 굉장한 기쁨이 될 것이라는 나름의 짐작이 있어서이다. 또는   최근 모 기관에서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취약계층문화예술교육사업에 강사진으로 참가함으로써 지역을 위해 무엇인가 보탬이 되고 싶다던가 하는 것들이다.


2007-12-04 오전 10:36:20 / 황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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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오전 10: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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